in Frieze Seoul | 21 AUG 23

박선민: <버섯의 건축>

특정 범주의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고 비선형적인 미시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in Frieze Seoul | 21 AUG 23

박선민, <버섯의 건축>, 2019, 단채널, 4K, 칼러, 사운드, 15 18초. © 박선민

<버섯의 건축>(2019)은 특정 범주의 자연 생태계를 관찰하고 과거와 미래 사이에 현존하는 고유 공간을 재발견하려는 인간의 삶의 태도에 투영하여 미시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제주도 곶자왈의 숲속 버섯을 휴먼 스케일보다 크게 촬영한 영상은 거대한 자연에 숨겨진 생태계의 가장 작은 영역에 주목하므로 추상화된 장소를 예민하게 포착하여 내면화한다. 버섯이 하나의 밀착된 감각의 장소로 뒤바뀌는 원테이크 형식의 영상은 건축가들의 나레이션과 함께 각자가 사유하는 시·공간과 맞물려 그들의 이야기가 곧 버섯의 이야기가 되어 시간의 획일성을 단절시킨다. 건축가들이 말하는 우리 삶에 밀착된 개별 장소는 사물 혹은 자연을 인식하는 일차적 경험의 원리가 수반된  장소성에 가깝다. 이렇듯, 흩어진 사물과 생태, 나아가, 인간 삶의 본질을 기억해내려는 시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연으로 넘겨지거나 공유되는 시공간에 귀기울이는 지속적인 관찰에서 출발한다.

 

작가 소개

박선민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 후 독일로 이주하여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의 로즈마리 트로켈의 지도하에 마이트터슐러를 받았다. 작가는 문명과 자연, 안과 밖이라는 이항적 세계의 관계성을 질문하고자 사진, 영상, 드로잉, 공간설치, 출판, 디자인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른다. 자신과 세계와의 거리를 조절하고 변주하며 대상을 응시하는 작가는 자연의 현상을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미시적으로 관찰하면서 그것을 거울삼아 거시적인 시선으로 도시 안의 불안정한 삶의 균열에서 발견되는 파편들을 해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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